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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유령 전쟁 ㅡ 1952, 사라진 아이들

    지은이 정명섭
    출간일 2025년 9월 10일
    사양 130 * 200mm 무선 | 272쪽
    ISBN 979-11-94523-73-4
    수상
    정가 16,800원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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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책소개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붉은 꽃이 일렁거렸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만난

    낯선 이들의 서늘한 기운

     

    자네가 아는 세상으로부터 잠깐 멀어지게.”

    어떻게 말입니까?”

    눈을 감으면 되네.”

     

    침묵에 묻힌 추악한 인간의 욕망

    드러나는 진실의 민낯

     

    한국추리문학대상을 수상한 정명섭 작가의 신작 추리소설. 유령 전쟁 : 1952, 사라진 아이들한창 전투가 벌어지는 전쟁터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라는 추리소설가다운 의문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한국전쟁이라는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에 풍부한 상상력을 더해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얼룩진 지리산 인근 운해읍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연쇄살인 사건을 그린다. 특히 탄탄하고 흡인력 높은 필력으로 등장인물의 행동과 대사로 드러내는 심리 묘사는 깊은 몰입감을 준다. 폭력과 탐욕, 갈등과 분열 속에서 왜 죽는지 이유도 모른 채 숨을 거둔 사람들을 위해 진실을 파헤치는 흥미진진한 과정은 추리소설의 묘미를 오롯이 전한다.

    1952, 6·25전쟁이 한창인 동부전선에 핀 붉은 시체꽃. 암흑 속에서도 피처럼 붉은 꽃이 차혁주에게 유난히 선명하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운해읍에 도착한 차혁주의 눈에 혼령이 보이면서 불길한 징조가 현실화된다. 그 중심에는 참혹하게 죽임을 당한 아이들의 살인 사건이 있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운해읍의 실세 3인방 장상천과 이운창, 김석충. 침묵하는 마을 사람들. 미스터리에 휩싸인 대운서점과 오정운. 그들이 숨기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왜 힘없는 아이들만 죽이는 것일까? 일상이 죽음인 곳에서의 연쇄살인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 의문은 유령전쟁 : 1952, 사라진 아이들을 읽는 키워드가 될 것이다. 차혁주가 연쇄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추악한 진실의 민낯, 숨 막히는 긴장감, 빠른 전개, 압도적 몰입감으로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자비 없는 억압의 지배 이데올로기

    실체 없는 유령과의 전쟁

     

    차혁주는 남들과 다른 특별하다면 특별한 능력이 있다. 용한 무당으로 소문난 어머니의 핏줄을 이어받아 죽은 사람들을 볼 수 있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썩 달갑지만은 않다. 전방에서의 명령 불복종으로 운 좋게 후방의 지리산 중턱에 위치한 운해읍으로 옮겨온 첫날부터 붉은 시체꽃과 죽은 아이들의 영혼과 마주한다. 무슨 연유로 차혁주 앞에 나타난 것인지 의문에 싸인 어느 날 참혹한 살인 사건이 잇따라 일어난다. 피해자는 모두 힘없는 어린아이들. 차혁주 앞에 여지없이 나타나지만 죽음의 고통을 발화하지 못하고 침묵한다. 그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어야만 유령의 환영에서 벗어날 수 있다.

     

    공포와 힘이죠. 전쟁이 터지고 빨치산들이 이곳을 점령하면서 세상이 뒤집히는 줄 아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들이 앞장서서 인민재판을 열어 지주들과 관리들을 죽이고 다니면서 다들 숨을 죽이고 살았죠. 그러다가 유엔군이 참전하면서 다시 세상이 바뀌었고, 그러면서 다시 보복이 벌어졌습니다. 대대로 이웃으로 지내던 사람들끼리 죽고 죽이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유령처럼 실체도 없는 이념 때문에 말입니다.”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왠지 모를 긴장감이 감도는 운해읍. 낮에는 대한민국이었고 밤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인 시절이 있었고 누가 빨치산과 내통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희생된 애꿎은 사람들은 애도 받지 못하고 실체 없는 이데올로기는 친구와 친척, 이웃사촌 사이를 갈라놓았다. 그 이면에는 운해읍을 조종하는 세력의 지배 이데올로기가 깔려 있다.

    차혁주가 싸워야 할 유령은 무엇일까? 그는 운해읍에 깊게 뿌리박힌 지배 이데올로기와 맞서 싸우고 죽음의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실제 인물을 모티프로 한 캐릭터

     

    유령 전쟁 : 1952, 사라진 아이들의 주인공 차혁주는 독립운동가 출신의 차일혁 총경을 모티프로 했다. “황포군관학교를 졸업한 그는 항일 투쟁을 하다 광복 후 경찰에 투신했고 남부군을 비롯한 빨치산 토벌작전에 참여했다. 그 과정에서 빨치산들을 무작정 공격하고 토벌한 것이 아니라 회유와 귀순을 통해 최대한 인명 피해를 줄였다.” 이처럼 전쟁이라는 상황 속에서도 이데올로기 대립을 넘어 생명을 존중하는 민족애를 발휘하여 민족의 상생을 꾀했다. 작가는 차일혁 총경의 온정적이고 인간적인 면에 착안하여 그를 모티프로 한 이유를 이렇게 밝힌다. “아마 그였다면 차혁주 중위처럼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을 도와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추천의 말

     

    유령 전쟁은 억울하게 죽은 자의 영혼을 볼 수 있는 차혁주가 운해읍에서 벌어진 어린이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을 쫓는 이야기다. 전쟁과 이데올로기 대립으로 인하여 피로 얼룩졌 던 1952, 그 당대를 세밀하게 묘사하면서도 추리 기법과 환상적 요소를 더해 읽는 재미 를 배가하였다. 극악무도한 폭력과 권력에 대한 탐욕, 비뚤어진 인간성이 팽배하던 상황 속에서도 약자들의 비극을 막기 위해 진실을 좇는 한 인간의 심리와 갈등을 독자들은 깊이 공감할 것이다. 또한 연쇄살인범은 누구인가. 이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반전이 거듭되는 서스펜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유령 전쟁은 재미와 깊이라는 두 마리의 토 끼를 모두 잡은 소설이다. _고은규(소설가)

     

     

    책 속에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붉은 꽃이 일렁거렸다. 포격으로 속살까지 뒤집힌 땅에서 정체불명의 붉은 꽃들이 속절없이 피어났다. 병사들은 이름 모를 붉은 꽃들이 어제까지 참호에서 함께 뒹굴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동료들의 깨진 머리에서 흘러나온 뇌수와 터진 배에서 비어져나온 내장, 절단된 팔다리에서 뿜어져나온 피를 먹고 자란다고 믿었다. 그래서 붉은 꽃을 시체꽃이라 불렀다. _ 시체꽃에서

     

    도착한 첫날 죽은 영혼을 보았다는 것은 대단히 불길한 징조였다. 죽은 자들은 늘 산 사람에게 하소연하고 싶어했고 그런 이야기를 듣는 일은 매우 고역스러웠다. 일단 죽은 사람을 볼 수 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대다수 사람은 미친 사람 취급을 했다. 게다가 죽은 사람들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명확하게 들려주지 않거나 윤 상사처럼 엄청나게 고집을 부려 피곤하게 만들었다. 용한 무당으로 소문난 어머니였다면 충분히 알아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핏줄만 이어받은 그로서는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_ 구름이 꿈꾸는 바다에서

     

    이 마을에 대해 많이 궁금하신 모양입니다.”

    이상한 곳이니까요. 아이가 처참하게 살해되었는데도 다들 아무렇지도 않게 넘기거든요. 오히려 언급하는 걸 더 무서워하는 눈치였습니다.”

    ……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이 참 이상하더군요.”

    당연하죠. 입을 잘못 놀렸다가는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까지 죽을 수 있는 세상이니까 말입니다. 중위님이 계신 전방에서는 최소한 적과 아군을 구분할 수 있지만 여기는 사방이 적일 수도 있는 곳입니다.” _ 대면에서

     

    지난번 제가 도착한 첫날 세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장상천과 김석충, 지서장 이운창이겠군요. 그 세 사람이 지주위원회의 핵심입니다. 나머지는 허수아비에 불과하죠.”

    그들이 어떻게 운해읍을 지배하게 된 겁니까?”

    공포와 힘이죠. 전쟁이 터지고 빨치산들이 이곳을 점령하면서 세상이 뒤집히는 줄 아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들이 앞장서서 인민재판을 열어 지주들과 관리들을 죽이고 다니면서 다들 숨을 죽이고 살았죠. 그러다가 유엔군이 참전하면서 다시 세상이 바뀌었고, 그러면서 다시 보복이 벌어졌습니다. 대대로 이웃으로 지내던 사람들끼리 죽고 죽이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유령처럼 실체도 없는 이념 때문에 말입니다.” _ 지주위원회에서

     

    손에 피를 묻힌 자 모두 용의자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살인이 시작된 시점이 작년 겨울 백선엽 장군의 공비 대토벌작전이 시작되고 운해읍에서 빨치산들이 물러난 직후였습니다.”

    굉장히 어수선했겠군요.”

    낮에는 대한민국이었고, 밤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었죠. 낮이 물러가면 밤이 와서 사람을 죽였고, 밤이 사라지면 낮이 와서 또 사람들을 죽이는 날이 오랫동안 반복되었습니다.”

    그런 상황이니 아이가 죽어도 아무도 신경을 안 썼군요.”

    저 빼고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다들 보복이라고만 여겼죠.” _ 빨치산에서

     

    운해읍처럼 외지인이 뜸한 곳에서 갈등은 대부분 주변 사람들과 벌어진다. 따라서 감추고 잊어버려야 했다. 설사 그것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의 죽음이라고 해도 말이다. 삶을 이어가기 위해 죽음을 외면해야 하는 상황은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단서를 찾지 못했다는 사실에 씁쓸했다. _ 사라진 아이들에서

     

    그렇다면 사적인 복수뿐인데, 할 만한 사람이 없다면서?”

    위세가 워낙 대단해서요. 중위님 전임자를 날린 이들도 그 세 사람입니다. 하지만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지 않습니까. 운해읍 읍민들 중 누가 마음속으로 칼을 갈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렇게 따지면 운해읍 읍민들 절반은 용의자군.” _ 깊은 밤에서

    작가소개
    지은이 : 정명섭 대기업 샐러리맨을 거쳐서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로 일하다가 글을 썼다. 2006년 역사추리소설 『적패』로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픽션과 논픽션, 일반 소설부터 동화, 청소년 소설 등 다양한 분야로 지금까지 약 250편의 이야기를 발표했다. 대표작으로 『살아서 가야 한다』 『빙하 조선』 『기억 서점』 『미스 손탁』 『어린 만세꾼』 『유품정리사』 『직지를 찍는 아이, 아로』 등이 있으며, 『가족 계약』 『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 등 다양한 앤솔러지에 참여했다. 그 밖의 웹소설 『태왕 남생』을 집필하고, 웹툰 『서 울시 퇴마과』를 기획했다. 2020년 『무덤 속의 죽음』으로 한국추리문학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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