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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교유서가첫단추 언론의 자유

    지은이 나이절 워버턴 (옮긴이: 박준영)
    출간일 2025년 10월 20일
    사양 128*188mm 무선 |196쪽
    ISBN 979-11-94523-30-7
    수상
    정가 14,800원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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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책소개

    극단의 시대, 지금 우리가 답해야 할 물음들!

    언론 자유의 가치는 무엇인가?

    언론 자유의 경계는 어디인가?



    “언론의 자유는 듣기 싫은 말을 들을 때조차 

    열렬히 옹호할 가치가 있다.”


    “어떤 민주 정부도 시민들이 원하는 주제로 

    토론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정당성을 주장할 수 없다.”


    “불편한 생각을 제거하면 삶은 단순화한다.”



    언론의 자유란 무엇인가?

    민주주의에 왜 그토록 중요한가?

    언론에 대한 철학적이고 도덕적인 질문을 탐구한다


    “이 책의 탁월함은 놀라운 명료성과 예리함에만 있지 않다. 그에 못지않게 저자가 언론의 자유(와 그것을 억압하려는 시도)를 21세기의 한 쟁점으로 다루는 방식 또한 주목할 만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에겐 이 책이 필요하다.” 

    _데니스 더턴(뉴질랜드 캔터베리대 교수)


    혐오가 낳은 차별, 그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발달한 미디어를 통한 소통과 결집에 힘입어 극단의 폭력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그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과연 그 모든 목소리가 민주주의의 근본 요소라는 언론의 자유에 의해 보호되어야 할까. 그렇다면 언론의 자유를 지지할 수 있는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언론의 자유가 갖는 진정한 가치는 무엇일까?


    이 책 『언론의 자유』에서 저자 나이절 워버턴은 현대사회에서 언론의 자유가 갖는 가치와 한계에 관한 중요한 문제들을 간단하고 명료하게 소개한다. 문명사회에서 그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다른 사람들의 종교를 마음대로 비난해도 괜찮을까? 포르노그래피를 검열하는 것은 정당한가? 인터넷이 모든 것을 바꾸어놓았을까? 이 책은 무슨 일이 있어도 언론의 자유는 수호할 가치가 있다는 자유주의 전제를 톺아보는 ‘아주 짧은 안내서’로, 논쟁들과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어 흥미를 불러일으키는데다 읽기도 퍽 수월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작금의 극단의 목소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나는 당신이 하는 말은 경멸하나 당신이 말할 권리는 목숨을 걸고서라도 지켜주겠다.”

    볼테르(Voltaire)의 말이라고 전해지는 이 선언에 본서의 골자가 압축되어 있다.

    _「제1장 언론의 자유」에서


    우리는 표현을 하기 전까지는 자신이 생각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른다. 내가 품고 있던 모호한 생각은 표현을 하는 과정에서 분명해지고, 때로는 나도 몰랐던 나의 생각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표현된 생각을 서로 (동의하든 안 하든) 교환하며 나를, 너를 긍정적으로 변화, 발전시킨다.

    _「역자 후기」에서



    언론이란 무엇인가? 그 자유는 왜 보호받아야 하는가?


    민주국가는 유권자들의 정치적, 도덕적, 개인적 견해에 관심을 가지며 반감을 불러일으킬 때조차 실상과 해석에도 귀를 기울인다. 이런 의견들은 신문과 라디오, 텔레비전뿐만 아니라 소설이나 시, 영화, 만화, 노랫말 또는 상징적 행위로 제시되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 저자는 이 책에서 ‘언론(speech)’을 입말뿐 아니라 글말과 연극, 영화, 비디오, 사진, 만화, 회화 등 다양한 표현을 아우르는 넓은 의미로 사용한다.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나는 당신이 하는 말은 경멸하나 당신이 말할 권리는 목숨을 걸고서라도 지켜주겠다”라는 볼테르의 말이라고 전해지는 이 슬로건을 곧잘 인용한다. 하지만 상황에 관계없이 모든 표현을 지지하겠노라 나서는 사람은 거의 없다. 표현된 의견이 폭력을 부추기는 경우라면 더더욱 그러기 힘들 것이다. 언론의 자유란 나의 말뿐만 아니라 듣기 싫은 타인의 발언 역시 보호해야 하는 것이고 이것은 민주주의의 핵심이자 인간의 기본권이다. 그러므로 민주사회에서 특별한 가치를 갖는 것이고 나아가 언론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보호하는 것은 민주주의 모든 국가의 전제 조건이다. 저자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정부는 결코 합법적일 수 없으며 ‘민주적’이라고 불려서도 안 된다는 로널드 드워킨(Ronald Dworkin)의 주장을 통해 언론 자유의 가치를 살펴본다. 더불어 국가안보가 심각하게 위협받거나 아이들이 치명적 해를 입을 위험이 있는 경우, 언론의 자유는 제한되어야 한다는 점 역시 지적하며 중요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거나 제한 없이 자행되는 검열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자유’란 무엇인가? 그 한계는 어떻게 규정해야 하는가?


    언론 자유의 역사는 곧 검열이나 감금, 구속적 법률, 실제적 또는 암시적 폭력의 위협, 분서(焚書), 검색 엔진 차단, 극단적인 경우는 처형을 통해 사람들의 자기표현을 저지하려는 시도의 역사다. 그렇다면 검열이 사라졌을 때 자유는 가치 있는 방식으로 행사될까? 

    타인을 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명예훼손, 중상모략, 국가 기밀을 누설한다거나, 가정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화학제품으로 고성능의 신경가스를 만들어낸다거나, 용의주도하게 살인하고 시신을 처리하는 방법을 상세히 소개한 글의 경우도 그들의 ‘표현의 자유를 옹호’해야 할까. 나아가 신성모독, 혐오 발언과 그에 대한 관용에 대해서도 자유를 보장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면 그 한계는 어떻게 규정해야 할까. 

    저자는 폭력을 선동하기 시작하는 지점에 그 한계를 설정한 밀과 실용적 관점에서 ‘명백히 현존하는(clear and present) 위험을 초래할 만한 환경에서 사용되는가, 그리고 그럴 만한 성질인가’를 자유를 금지할 수 있는 기준이라고 말한 셴크(Charles Schenck) 대 미합중국 사건 판결의 홈스 판사의 법정의견을 인용한다. 언론의 자유에는 제약이 따라야 하며, 때로는 다른 고려 사항이 언론 자유의 절대적인 권리 추정의 원칙에 우선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그 한계를 명확히 규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것은 경쟁하는 다른 가치가 언제 이 자유에 우선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일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언론의 자유’에 대한 논증들


    저자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언론 자유에 대한 논쟁적 논증들과 각각의 한계에 대한 지적은 ‘언론의 자유’를 단순한 구호를 넘어 근본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먼저 언론 자유에 대한 작은 규제들은 점진적으로 강화될 것이고 이는 전체주의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미끄러운 비탈 논증’에 대해서 저자는 비탈의 상황이 다양하기 때문에 주장을 뒷받침하는 더 많은 경험적 증거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마찬가지로 경험적일 수밖에 없는 ‘도구 논증’에 대해서는 언론의 자유는 다양한 사상을 굳게 믿는 다양한 사람의 견해를 시민이 접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민주주의를 위한 ‘도구’로서 효과적이라는 생각에 대해 언론의 자유가 가져다주리라고 예상한 유익한 결과가 실제로 도출되지 않는다면 언론의 자유를 지켜야 할 명분이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논증이라고 지적한다. 언론 억압은 인간의 자율성과 존엄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도덕 논증’의 경우 언론의 자유를 지킴으로써 얻을 수 있으리라고 예측되는 결과보다는, 언론의 자유가 갖는 고유한 가치와 그것이 인간 자율성의 개념과 맺는 관계에 관한 생각에 근거한다는 한계를 지적한다.

    나아가 언론 자유의 가치에 관한 가장 유력한 주장, 『자유론』에서 밀이 일관하는 접근법의 핵심인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만 않는다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무슨 일이든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인 ‘해악의 원칙’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진보는 어느 한쪽이 연단을 독점할 때가 아니라 사상 간의 품위 있는 교전이 일어날 때 달성된다. 밀이 바라는 것은 불꽃 튀는 건전한 토론회지, 독백이 아니다. 우리가 가장 귀중히 여기는 신념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줄 진솔한 도전이 없다면 우리는 잘 훈련된 입장만 되뇌는 게으른 주창자가 될 위험이 있다.

    _「제2장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종교나 예술작품은 언론 자유로 보호받아야 할까


    나아가 언론 자유의 한계를 규정하는 것과 더불어 언론의 자유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것은 없는 것일까.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 저자가 제시한 살만 루슈디(Salman Rushdie)의 소설 『악마의 시』와 덴마크 일간지 <윌란스포스텐>이 자기검열에 관한 하나의 의견 제시로서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 12컷으로 발발되었던 신성모독과 관련된 사건들은 종교의 암묵적 승인 아래 테러에 가까운 폭력들을 자행한 사례들이다. 이 사건들은 노골적으로 편협을 드러내며 큰 목소리로 검열을 요구한 경우들로 종교인이 불쾌하게 여길 수도 있는 표현을 제재하라는 요구에 민주주의사회가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인지 저자는 묻는다.

    또한 종교와 더불어 언론의 자유로부터 특별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오랜 논쟁의 한 축인 예술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옹호론자들은 검열은 예술가들의 창조성을 억누르기 때문에 대상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이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지만 저자는 잘못된 것은 검열 행위지 예술이 검열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을 인용하며 이것은 타당하다고 옹호한다. 문명사회에서는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자유가 보호받아 마땅하지만, 단지 그것이 예술이라는 이유로 특별대우하고 보호해야 할 정당한 근거는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만일 포르노그래피가 예술이라는 “우산” 아래 자유를 보장받기를 원한다면 어떠할까. 포르노그래피에 대한 해악과 억압이 여성의 선택권을 확대하기보다는 오히려 제한할 것이라는 페미니즘 옹호론은 정당하고 그에 대한 관용이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저자는 비판한다. 어떤 중요한 의미에서도 언론이 아니라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서는 안 되며 그것은 특별히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의사 전달과는 다른 범주에 속할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아래 자행되는 해악에 대해 심도 있게 접근시킨다. 



    인터넷 시대의 언론 자유와 그 미래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듯이 인터넷은 논평의 기회를 민주화했고, 어떤 메시지든지 간에 그것이 도달할 수 있는 범위를 전 지구적으로 확장했으며, 새로운 사상을 접하고 새로운 수단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인터넷은 무책임한 발언을 키울 수 있고, 따라서 언론의 자유를 대하는 우리의 사고방식에도 틀림없이 영향을 줄 것이라는 리처드 포스너의 주장을 담은 저자는 실질적으로 인터넷과 관련한 아동보호와 저작권의 문제를 지적한다. 일부 성인의 언론 자유를 제한하더라도 아동보호 차원에서 특정한 종류의 웹사이트를 불법화하는 것이 정당하고 온정주의적 간섭은 지극히 온당한 것이고, 언론의 자유에 관한 논의에서 비교적 등한시되었던 저작권법이 언론의 자유에 부과하는 한계에 대한 우려 역시 표명한다. 저작권이 창작자와 사용자 각각의 이해관계가 언론 자유의 문제에 우선한다고 저자의 지적은 창작자의 재산권을 인정하고 그로 인한 창작의 동력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에서 물리적 해악과 함께 심리적 해악까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어떤 정부들은 소크라테스보다 플라톤의 정신에 더 동조하며 표현을 통제함으로써 결과도 통제하고 싶어 한다고 지적한 저자는 언론 자유의 미래는 불확실하다고 전한다. 하지만 만일 언론의 자유가 민주주의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한다면 우리는 꼭 그래야 할 때는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을, 그리고 누군가에게 불쾌감을 줄까 두려워 스스로 자기검열을 하게 만드는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을 각오가 더 잘되어 있을 것이라는 희망 역시 전한다.


    불편한 생각을 제거하면 삶은 단순화한다. 이 상상의 미래에서는 망연한 행복에 방해가 되는 것은 모조리 소각되며, 누군가를 불쾌하게 하는 것도 깡그리 잿더미가 된다. 급기야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도 좀처럼 깨닫지 못한다. 이것이 또 하나의 가능한 미래다.

    _「결론: 언론 자유의 미래」에서



    추천의 말


    이 책은 명쾌하고 날카로운 문체로 오늘날의 가장 뜨거운 쟁점을 다루면서 우리의 생각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_리사 아피냐네시(잉글리시 펜English PEN 회장)


    저자는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는 핵심 주장들을 논함과 더불어 그러한 자유에 대한 제한의 필요성을 검토함로써 이 주제를 매우 신중하고 효율적으로 소개한다. 이 책은 ‘언론의 자유’라는 주제를 본격적으로는 처음 접하는 학생들에게, 또 어려운 법률 용어들에 대한 부담 없이 이 주제를 간명하게 살펴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굉장히 유용할 것이다. 

    _미국법률도서관협회(AALL Spectrum)


    이 책의 탁월함은 놀라운 명료성과 예리함에만 있지 않다. 그에 못지않게 저자가 언론의 자유(와 그것을 억압하려는 시도)를 21세기의 한 쟁점으로 다루는 방식 또한 주목할 만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에겐 이 책이 필요하다. 

    _데니스 더턴(뉴질랜드 캔터베리대 교수)



    책 속에서


    언론의 자유는 듣기 싫은 말을 들을 때조차 열렬히 옹호할 가치가 있다. 내 발언뿐 아니라 내가 듣고 싶어하지 않는 발언을 보호하는 것도 언론 자유의 책무다. 이 원칙은 민주주의의 핵심이자 인간의 기본권이며, 그것을 보호하는 것은 관용적 문명사회의 표식이다. (p.10)


    마르쿠제가 일반 대중의 순응성을 정확히 간파했든 아니든 간에 그의 해결책인 ‘퇴행적 운동(regressive movements)’, 특히 정치적 우파 운동에 대한 검열은 관용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역설적 형태의 불관용이다. (p.21)


    셴크 대 미합중국 사건의 경우, 전시중에는 언론의 자유보다 국가의 안보가 (사후적으로) 더 중대하게 여겨졌다. 그리고 혼의 청부 살인 사건의 경우는 책을 출판하는 것이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다분하고, 어쩌면 이미 많은 살인을 조장했을지도 모른다는 진지한 우려가 언론의 자유에 우선했다. (p.29~30)


    만일 다수가 무시한 소수의 견해가 옳다면 인류는 오류를 진리로 교환할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그리고 설령 그 견해가 틀렸다고 해도 우리는 오류와의 충돌을 통해 진리를 보강할 기회를 빼앗기는 것이다. 모든 의견은 진리일 가능성이 있기에, 혹은 거짓이더라도 진리를 보완하고 그것의 출현에 이바지하기에 가치 있다. (p.47~48)


    근원적 문제는 신성모독죄가 모든 사회에서, 특히 다양한 종교적 관점과 비종교적 관점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사회에서 합리적 근거를 갖느냐 아니냐다. (p.80~81)


    기독교 단체들의 반대 캠페인은 그 쇼가 방해의 위협으로 인해 상연이 불가능해질 정도로 간접적 영향을 미쳤다. 이것은 일종의 간접적 검열, 즉 야유꾼의 거부 사례로 널리 알려졌다. (p.85)


    예컨대 소설가 필립 헨셔(Philip Hensher)에 따르면 언론의 자유에는 신문을 통해 정부 정책을 비판할 자유라든가 신념과 성적 취향, 인종에 관해 겁박의 두려움 없이 공개적으로 솔직하게 토론할 자유뿐 아니라 “방문중인 독재자가 여왕의 랜도 마차를 타고 왕실 도로(The Mall)를 지나갈 때 그를 향해 상소리를 내뱉을 자유”도 포함되어야 한다. (p.87~88)


    일부 종교인이 보이는 편협함이 많은 비종교인(과 또다른 일부 종교인)에 게는 무척 거북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종교인이나 반종교인이 폭력으로 그 편협함에 맞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때는 대항표현이 필요하다. (p.93~94)


    제니퍼 혼스비(Jennifer Hornsby)와 같은 철학자들은 스코키 사건의 판결에서 드러난 극단적인 자유주의 입장에 반기를 드는데 이것이 해당 사건과 관련된 의사소통의 본질을 오해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녀의 생각에 극단적 자유주의자들이 보호하는 것은 결국 보호가 가장 덜 필요한 사람들의 자유며, 그사이에 다른 사람들은 혐오 발언 때문에 의사소통자로서 피해를 본다. (p.98)



    이런 이유에서 하드코어 포르노그래피 영화를 보는 것은 열쇠 구멍을 통해 연출된 성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훔쳐봄으로써(그들이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이기는 하지만) 오르가슴에 이를 정도로 흥분을 느끼는 것과 도덕적으로 여러 측면에서 유사하다. 열쇠 구멍을 내주고 당신을 위해 그러한 행위를 연출하는 사람은 사상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보지 못했을 수도 있는 것을 보는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다. (p.105)


    하지만 잘못된 것은 검열 행위지 예술이 검열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으며, 이것은 타당하다. 문명사회에서는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자유가 보호받아 마땅하지만, 단지 그것이 예술이라는 이유로 특별대우하고 보호해야 할 정당한 근거는 없다. (p.135)


    실로 평론가 대부분은 이런 종류의 공개적 차용을 사진의 독창성(originality), 저자성(authorship), 진정성(authenticity) 개념에 대한 포스트모던적 논평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녀는 개념미술가에 가깝다. 하지만 주요 미술 갤러리에서 현재 소장하고 있는 러빈의 작품은 아이러니하게도 워커 에번스가 촬영한 원본 이미지에 시각적으로 대단히 기생적인데, 실제로 이러한 기생성이야말로 그것의 본질이다. (p.151)


    엘리엇은 셰익스피어가 했던 말들을 재맥락화함으로써 그것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지만 독자들이 그 출처를 알 수 있도록 했다. 그 말들을 자기 것인 양 행세하려는 시도는 일절 없다(혹시 그랬다면, 저작권이 만료되었더라도 표절이 될 수 있다). (p.153)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겁니다. ‘허나 소크라테스여, 당신이 우리를 떠난다면 분명코 여생을 본인의 일에만 마음 쓰며 조용히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여러분에게 납득시키기 가장 어려운 것입니다. 만일 내가 그것은 신에 대한 불복이며, 이것이 바로 내가 ‘남의 일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이유라고 말한다면 여러분은 내 말을 믿지 않을 것입니다. (p.166~p167)


    후일, 언론의 자유에 대한 관용은 원칙적 결정의 결과라기보다는 주류 매체를 우회하는 수많은 소통 수단을 가진 무수한 목소리를 침묵시키는 것의 현실적 어려움에 따른 귀결일지도 모른다. (p.171)



    책의 구성


    서문

    1. 언론의 자유

    2. 사상의 자유시장?

    3. 모욕 주고받기

    4. 포르노그래피 검열

    5. 인터넷 시대의 언론 자유

    결론: 언론 자유의 미래 

    언론의 자유: 주요 사건들 

    참고문헌 / 독서 안내 / 역자 후기 /도판 목록 


    작가소개
    지은이: 나이절 워버턴(Nigel Warburton) 영국의 공공 철학자. 케임브리지대학교 다윈칼리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노팅엄대학교와 개방대학교(OU)에서 가르쳤다. 철학의 문제와 역사, 방법을 재미있고 읽기 쉽게 안내하는 여러 권의 교양서를 저술했으며 기고, 강연, 팟캐스트(Philosophy Bites) 활동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그의 책은 한국 독자에게도 은근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철학 입문서나 토론 텍스트로도 자주 활용된다. 국내에 소개된 번역서로는 『철학의 역사』와 『철학의 주요문제에 대한 논쟁』 『논리적 생각의 핵심 개념들』 『그래서 예술인가요?』 등이 있다. 옮긴이: 박준영 한때 영화를 만들었고, 미학을 잠시 공부했다. 현재는 미학을 실천하는 자신 나름의 방식이란 핑계로 번역을 하고 있다. 관심 분야는 현대예술과 분석철학이며, 옮긴 책으로는 『그래서 예술인가요?』와 『미학』(첫단추) 『예술과 탈역사』 『햄스터 에드워드의 일기 1990~199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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