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그리고 연극 그리고 상호문화주의(연극 그리고 시리즈 08)
| 지은이 | 릭 놀스(나은하) |
|---|---|
| 출간일 | 2026년 7월 16일 |
| 사양 | 130*224 mm (무선)| 160쪽 |
| ISBN | 979-11-24128-98-5 |
| 수상 | |
| 정가 | 15,8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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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XT시화, 마침내 빛날ㅡ묵묵히 세상을 바꾸는 작은 공장 노동자들의 이야기
본문
끊임없이 진화하는 상호문화주의와 그 비판적 담론
서구 중심이던 상호문화주의는
어떻게 복합적이고 다채로운 변화를 모색하는가?
“상호문화주의에 대한 기존의 접근 방식을 되짚어보며,
서구가 중심이 되는 식민지배 문화의 관점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역사적으로 식민지배를 받았거나 소외된 사람들의 관점에서
상호문화주의적 공연을 재고한다.”
〈연극 그리고Theatre &〉 시리즈는 상기한 ‘인간사의 축도’로서 연극에 대한 다양한 사유와 담론을 학술적으로, 그러나 친근한 어투로 풀어낸다. 시리즈의 필진이 세계의 저명한 연극학자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은 저자들의 명성에 걸맞은 본 시리즈의 학술적 가치와 무게감을 방증한다.
_「한국현대영미드라마학회 서문」에서
지난 50년 동안 연극과 퍼포먼스는 젠더, 경제, 전쟁, 언어, 미술, 문화, 자아감을 재고하는 중요한 은유와 실천으로 활용되었다. 〈연극 그리고〉는 연극과 퍼포먼스의 끊임없는 학제 간 에너지를 포착하려는, 짧은 길이의 책들로 이뤄진 긴 시리즈다. 각 책은 연극이 세상을 어떻게 조명하는지, 세상이 연극을 어떻게 조명하는지 질문하며, 연극과 더 넓은 세상이 보여주는 특정 측면 사이의 연관성을 탐구한다.
_「Theatre and 시리즈 원서 편집자 서문」에서
상호문화주의 연극과 퍼포먼스는 문화적 가치가 끊임없이 재교섭되고 개인 및 공동체 정체성과 주체의 위치가 재구성되는 장이다. 도시와 국가가 단색 일변도에서 벗어나고, 국가와 문화 사이의 인적 교류가 점점 증가하고, 도처에서 혼종성과 형식들의 융합이 문화 생산의 특징이 되어가고, 19세기를 지배하던 국가주의가 21세기에 초국가주의로 이행하는 이때, 문화 교류가 수행되는 방식들을 비판적으로 재고하는 일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연극 그리고 상호문화주의』는 이러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책이다.
초기 상호문화주의에 대한 비판 담론
연극적 상호문화주의는 퍼포먼스의 순간에 일어나는 둘 이상의 문화적 전통간의 만남이며, 서구의 여러 나라뿐만 아니라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상호문화적 공연 전통을 갖고 있는 아시아의 중국, 일본, 한국, 인도 등에서도 역시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렇게 다양한 상호문화주의의 모습들이 존재함에도, 서구에서의 상호문화적 공연 대부분은 비서구권의 공연 양식이나 기술적 요소를 원래의 사회적 맥락, 역사, 신념 체계에서 유리시켜 도입했다. 결국 초기의 상호문화주의는 상대의 문화를 타자화하고 이국적인 것으로 취급하거나 순전히 형식적이고 미학적인 속성으로 만들어, 해당 문화를 생산한 사회에 대한 존중 없이 형식만 취함으로써 서구 식민주의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
다른 한편, 식민화하거나 주권을 빼앗긴 문화권에서는 서구의 문화 양식에 자신들의 문화를 융합시킴으로써 “서구 사회에서 가치가 있어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 달리 말해 서양에 의한 국가 지배로부터의 독립 투쟁에서 쓸 만한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려는” 시도로 상호문화주의를 이용했다.
브레히트와 유물론
이후 세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브레히트의 작업은 극장의 정치적 잠재력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적 모델처럼 공감과 카타르시스에 의존하지 않고, 배우가 자신이 재현하는 감정에 빠지지 않는 중국 연극에서 관객이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영역에 집중하도록 만들 모델을 찾아냈다. 그 영향력은 서구에 국한되지 않았는데, 1980년대 이후에는 중국의 주요 연극예술가들이 브레히트를 재수입하고 재해석하는 작업에 참여해왔다. 1985년 베이징 인민예술극장에서 공연된 가오의 〈야인Wild Man〉은 배우, 가수, 음악가 수십 명으로 구성된 출연진을 통해 급속한 산업화의 생태학적 영향을 변증법적으로 다루었는데, 이 공연은 현대 서구 연극에서 브레히트 기법만을 흡수했을 뿐만 아니라 브레히트의 정치적 목적 또한 되살림으로써 브레히트를 효과적으로 재창조하고 재전유한 사례로 꼽힌다.
아르토와 보편주의자들
아르토는 평생에 걸쳐 발리 극장에 관한 이론을 정리했으며, 발리 이외의 다른 문화들도 탐색했다. 아르토는 다른 문화가 지닌 타자성 자체에 관심이 있었고, 아르토가 상상한 ‘동양’의 극장은 존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유럽/남성 예술가들에게는 실재로 여겨졌다. 아르토는 극장에서의 실제 작업보다는 삶, 우주의 비밀스러운 힘들, 가장 심연에 있는 자아의 초월적 충동을 건드릴 전염병과 같은 ‘잔혹극’에 대한 사상으로 더 알려져 있는데, 그는 ‘동양 극장’의 테크닉에 수반되는 숙달된 정밀함과 제스처가 갖는 어휘의 정확한 의미화 과정을 인식하지는 못하면서도 자연주의를 배제하고 원시적 제의의 강렬함과 광기에 근접했다는 점에서 ‘동양 극장’을 높이 평가했다. 원시적인 것, 언어와 문화를 선행하는 어떤 것, 본질적으로 인간적인 것에 대한 믿음이 아르토를 그로토프스키, 바르바, 브룩과 같은 예술가들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연결하고 이들의 상호문화주의를 설명해준다.
탈식민화하는 무대
상호문화적 공연은 서구 세계에서 20세기에 이르러서 의식적으로 실천이 이루어졌고, 1970년대, 1980년대에 와서야 서구 학계에서 이론화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가 되자 서구적이고 통합적인 방식의 상호문화주의 이론과 실천은 아래로부터 불만의 소리들과 새로운 종류의 상호문화적 공연과 연구에 대한 요구를 지속적으로 받았다. 관객들을 지리문화적 자리에서 이탈시키고, 국가 문화들 간의 차이뿐만 아니라 내부의 차이를 고려하고, 차이의 경험을 생산하기 위한 상호문화적 공연들이 계속되었다. 유럽 제국주의 하에 자행된 집단 학살의 역사와 지속적인 불평등을 바로잡기 시작한 탈식민주의 프로젝트에 새로운 공연들이 동참했으며, 이들은 각각 동서의 이분법을 교란하고, 개입의 원칙을 미학적인 원칙에서 정치적인 원칙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했다.
러스텀 바루차는 독일 극작가 프란츠 크사버 크로츠의 여성일인극 〈리퀘스트 콘서트The Request Concert〉를 인도 무대에 올리면서, 인도의 사회적 관계들과 물리적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인도 여인을 통해 글로벌한 연극적·정치적 위계 안에서 가치가 차등하게 매겨진 문화들 간의 평등한 교류라는 난제를 풀어낼 방법을 고민했다. 또한 제도권 극장 내에서 남성이 쓴 유럽의 텍스트와 남성 공동 연출들에 대비되는 인도인 여배우를 내세움으로써 젠더 문제를 다루었다.
크리스토퍼 밤은 나이지리아의 요루바족 유랑 극단과 19세기에 인도에서 나타난 영국 스타일의 상업 연극처럼 서구 연극체계가 소개되었을 때 기존 형식들이 쇠퇴하면서 변형된 지배적인 형식에 토착 공연 요소의 흔적을 남기면서 생겨난 형식/중국의 경극, 인도의 카타칼리, 고전적인 일본의 무극(舞劇)과 같이 기존의 공연 전통이 서구 연극의 특징들을 수용하면서도 구조적으로는 견고하게 남아 생겨난 형식/전통적인 형식과 서구 극작술의 형식적인 특징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면서 융합하여 생겨난, 두 문화의 특성을 온전히 간직하면서도 본질적으로는 새로운 형식을 제안한다.
비판적 상호교차점들
비판적 교육학과 문화연구에서 가지를 뻗은 비판적 다문화주의는 교육학적 갈래가 차이를 횡단하는 연대와 희망과 급진적인 비판을 아우르는데, 국가적 다문화주의에 대한 회의적 태도, 공식적인 정책과 공공의 정서가 상호문화적 관행의 생산과 수용을 조건 짓는 방식에 대한 자각, 반인종주의적 실천에 기반한 유토피아적 비전이라는 부분에서 상호문화주의 공연의 이론과 실천에 공헌한다.
비판적 인종연구는 인종이 역사적 맥락 안에서 수행된다는 예리한 인식으로 상호문화주의 공연의 이론과 실천에 기여한다. 또한 인종적·문화적 정체성과 차이가 유동적이라는 인식, 사회적 정체성이 교차한다는 사실, 즉 한 사람이 동시에 흑인, 여성, 레즈비언, 유대인이라는 사회적 정체성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과 더불어 서구와 비서구를 나누는 이분법과 유사한 흑백의 이분법적 사고가 이렇게 인정된 차이들 사이의 연대 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문제를 깨닫게 해준다.
비판적 인종연구에서 자라난 백인성 연구는 백인성이 어디에서 연유하는지, 어떻게 백인성이 ‘타자들’을 보고 판단하는 평범하고 중립적인 뒤편에 자리하게 되었는지, 희다는 것이 인종적 구별이라기보다 인류 전체에 대한 보편적인 기준이 되었는지와 같은 질문들로 시작하여, 백인성이 역사적·법적·문화적으로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경향, 백인의 특권을 당연히 보편적인 것으로 여기는 상황, 백인우월주의의 망령 등에 주목한다. 백인성 연구는 중립적이거나, 보이지 않거나, 표시가 되지 않거나, ‘해명할 필요가 없는’ 백인성이란 없다는 사실을 백인 극작가, 실천가, 학자에게 상기시키는 큰 공헌을 했다.
수세기 전부터 지속되던 유대인, 아프리카인 등에 대한 디아스포라 연구는, 1991년 〈디아스포라〉지가 창간되면서 정식 학문 분야로 자리잡았다. 디아스포라 연구는 디아스포라적 정체성이 모국을 넘어서 수행적이고 상호문화적으로 구성되는 현상을 분석할 모델, 모국문화들의 공연 형식이 디아스포라 안에서 재전유되고 재구성되는 모습을 이해하는 방식, 그리고 비판적 다문화주의 연구와 더불어 새로운 세계도시의 도시 다문화주의 환경에서 다양한 문화들이 만나는 지점에 대한 분석을 위한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상호문화주의 공연 연구에 유용하다.
거꾸로 상호문화주의 공연 연구는 미국, 북반구를 비롯한 서구 문화를 디아스포라 연구의 중심 및 모든 임시 체류자들의 당연한 목적지로 여기는, 서구 중심적 버전의 ‘아시아’를 고착시키는 상황을 거부함으로써 디아스포라적 정체성을 명백히 수행해 디아스포라 연구에 영향을 미친다. 2005년 학술지 〈모던드라마〉의 특별호에 실린 기사에서는 세계 전역의 아시아계 디아스포라 공연자들의 체험을 소개하며, 홍콩이라는 세계도시로 이주하면서 확실치 않은 성공의 대가로 자신의 고향과 가족으로부터 영원히 유리된, 중국 작은 사회주의 마을 출신 오페라 가수, 인터넷으로만 만나는 자기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아시아 도처의 5성급 호텔에서 미국 인기 팝송을 공연하는 필리핀 밴드, 미국에서 자신의 디아스포라적 정체성들을 연기하는 이란계 배우, 할리우드에서 ‘일반적인 아시아인’으로 캐스팅되는 한국계-일본계-미국인의 귀환 등을 예시로 삼는다.
상호문화주의 공연 생태계
여러 가지 새로운 비판적 접근법들은 아래로부터의 상호문화주의 퍼포먼스를 분석하는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상호문화주의 극장 이론과 실천에 기여한다.
전 세계적으로 문화다양성이 증가하고 있는 도심에서는 토착민과 이민자 소수자 집단들이 지배문화에 대해서가 아니라 서로와 관계를 맺으며 디아스포라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공연 생태계가 발달하고 있다. 과거 공연 형식들이 주로 아프리카계-미국, 인도계-아프리칸, 중국계-필리핀 등 혼종성을 갖는 경향을 띄고 지배적 체제와 이분법적이고 저항적인 관계를 맺으며 기능했다면, 21세기의 문화 간 교차 지점들은 수평적이고 더 다양하다. 따라서 현재에는 퍼포먼스 연구, 비판적 다문화주의 연구, 디아스포라 연구, 새로운 세계시민주의 등의 복잡함과 통찰을 참조함으로써, 연구 대상이 지닌 다양성 앞에서 연구자의 위치와 연구의 과정 자체가 상호문화적 퍼포먼스일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문화적 및 퍼포먼스적 양식을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학문적 실천 모델이 필요하다.
토론토에서는 활발하고 상호의존적인 성격의 상호문화적 공연 생태계가 출현하여, 다양한 문화들과 공연 양식들을 아우르며 실제로 보고 듣게 되는 문화적 차이들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필리핀계의 카를로스 불로산 극단(Carlos Bulosan Theatre)과 같은 극단들은 특정 문화 공동체에 대한 지원과 표현을 목적으로 하며,
캐나다의 저명한 연극학자이자 연출가로, 궬프대학교(University of Guelph) 명예교수다. 세계적 권위의 연극 학술지 편집장을 역임하며 연극 비평 분야에 크게 기여했다.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학자이자 예술가로서 45년간 캐나다 유수의 극단에서 드라마터그 및 연출가로 활동해왔으며, 특히 연극 현장에서의 문화적 다양성 구현과 상호문화주의 연구에 앞장서왔다.
주요 저서로 『상호문화적 도시를 수행하기Performing the Intercultural City』(2017) 『 국제연극페스티벌과 21세기의 상호문화주의International Theatre Festivals and Twenty-First-Century Interculturalism』(2021) 등이 있다.
옮긴이: 나은하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부교수로 재직중이며, 공연예술학협동과정 및 연계전공의 참여교수를 맡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에서 동시대 미국 연극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대 영미드라마를 중심으로 인종과 젠더의 재현 및 수행 전략을 연구해왔다.
다수의 국내외 학술지와 『옥스퍼드 아시아계 미국문학 및 문화 백과사전The Oxford Encyclopedia of Asian American Literature and Culture』 『아시아계 미국 연극의 이정표Milestones in Asian American Theatre』 등에 주요 에세이를 기고했다. 최근에는 생태연극과 극장의 접근성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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