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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유서가

    교유서가첫단추 미국 지성사(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066)

    지은이 제니퍼 래트너-로젠하겐(정연식)
    출간일 2026년 6월 10일
    사양 128*188mm (무선)|264쪽
    ISBN 979-11-24128-85-5
    수상
    정가 16,000원
    판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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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책소개

    태초에 단어가 있었고, 그 단어는 아메리카였다

    15세기 유럽의 탐험가들에서 21세기 지적 탐구에 이르는 여정

    우리는 지금, 세상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미국의 대의는 전 인류의 대의인가?

    최종적 해답을 넘어 지금도 계속되는 사상의 대화

     

    지성사 연구는 사상을 절대적인 것으로, 책에 쓰인 그대로의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사상은 시대와 맥락의 변화에 따라 그 의미가 유동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두 대륙(유럽과 아메리카)의 지식인들이 주고받은 교류의 과정 속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에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용할 수 있는 사상의 유연함 속에서, 미국의 독특한 정치적, 사회적, 인종적 지형이 녹아든 고유한 사상이 잉태했다고 말한다.

    _역자 후기에서

     

    유럽 사상의 단순한 이식이 아니라,

    제국의 충돌과 차별의 현실이 빚어낸 미국 사상의 냉철한 기록

     

    15세기 말 유럽 탐험가들과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첫 만남부터 21세기 초 세계화 시대에 이르기까지, 미국 사상의 기원과 변화 과정을 사실에 입각하여 추적한 미국 지성사가 출간되었다. 미국 지성사의 세계적 석학인 제니퍼 래트너-로젠하겐 교수가 쓰고, 계급·인종·젠더를 중심으로 영미 문학과 비평 이론을 연구하는 정연식 성균관대 교수가 우리말로 옮겼다. 이 책은 아메리카가 미합중국이 하나의 국가로 성립하기 훨씬 이전부터 유럽인들의 신념과 사상이 수 세기에 걸쳐 투영된 관념적 공간이었음을 밝힌다. 미국의 지성은 이러한 기대와 경험의 토대 위에서 출발하여 독립혁명, 서부 확장, 자본주의의 부상, 종교적 다원화, 이민과 산업화, 그리고 초강대국으로의 부상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거치며 발전해왔다.

     

    미국 지성사가 단지 유럽인들의 정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서로 경쟁하며 으르렁대던 제국들, 그리고 종잡을 수 없이 변화하는 두 세계의 경계지역에서 불확실한 미래를 마주했던, 각자 고유한 역사를 지닌 제국들의 외부에서 잉태한 것임을 시사한다. (22)

     

    이 책은 종교, 철학, 정치 사상에서부터 문화 비평, 사회 이론, 예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문 분야를 아우르며, 사상이 어떻게 미국 역사에서 주요한 원동력이 되어 초절주의, 사회진화론, 보수주의, 포스트모더니즘과 같은 지적 운동들을 이끌었는지 객관적으로 추적한다. 토머스 제퍼슨에서 랄프 왈도 에머슨, W. E. B. 듀보이스에서 제인 애덤스, 그리고 베티 프리단에서 리처드 로티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대표하는 사상가들이 어떻게 자유와 소속감, 시장과 도덕, 진리에 대한 관념을 형성하고 치열한 논쟁을 벌여 왔는지를 사실 위주로 서술한다.

     

    위대한 건국 이면에 가려진 불평등의 역사,

    팩트로 직시한 미국 지성의 민낯

     

    막연한 찬사나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수사 뒤에 가려진 흑인 착취, 원주민 수탈, 여성 억압의 역사를 가감 없이 폭로하며, 미국이 도덕적이고 예외적인 국가라는 신화를 냉철하게 해체하는 데 주력한다. 미국의 지성사가 단지 유럽 사상의 이식 과정이 아니라, 제국주의적 패권 다툼과 철저한 인종적·계급적 불평등 위에서 어떻게 정당화되고 또 어떻게 저항받아 왔는지를 팩트 위주로 짚어낸다.

     

    초기 정착민과 계몽주의 사상가들의 모순은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을 통해 비판적으로 검토된다. 18세기 미국 독립혁명을 이끈 공화주의와 자유주의 사상은 철저히 인종주의적 착취 위에 세워졌다. 만인의 평등과 자유를 외친 토머스 제퍼슨이 평생 600명의 흑인 노예를 소유한 노예주였다는 사실과, 초기 미국 대학들이 원주민의 토지를 강탈하고 흑인 노예의 노동력을 착취해 세워졌다는 실질적인 증거를 고발한다. 보편적 인권을 내세운 미국의 계몽주의가 실제로는 백인 남성 중심의 권력과 노예제라는 모순을 공고히 하는 데 기여했음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지성사는 역사적 행위자들이 어떤 선택지를 가졌는지, 그들의 도덕적 지평과 사유방식이 내부적으로는 그들의 사상적 결단에, 외부적으로는 그들의 사회적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탐구한다. 무엇이 그들 사이의 지적 합의를 가로막았는가? 어떤 사상은 누구에게 가능했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불가능했는가? 역사적 행위자들의 지적 세계를 형성하고 해체하는 과정에서 필요, 욕망, 공포, 무지, 통찰, 예견은 어떠한 상호작용을 했는가? 그들의 도덕적 지평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 지성사의 책무는 과거 행위자들의 도덕적 판단을 재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들의 세계와 그 안에서의 역할을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밝히는 데 있다. (95-96)

     

    지성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만과 차별의 역사 해부

     

    19세기에 낭만주의와 초절주의가 싹트는 과정에서도 억압의 현실은 깊었다. 랄프 왈도 에머슨과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지적 자율성을 논할 때, 남부의 백인 지배층은 노예제를 특수한 제도이자 평화와 우애의 체제로 미화하며 도덕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 몰두했다. 나아가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출간 이후에는 진화론을 자의적으로 왜곡한 사회진화론과 우생학이 등장해 유색 인종과 이민자 차별에 과학적 면죄부를 제공했다. 흑인 인구가 영원히 열등할 수밖에 없다는 다원발생설 등 당대 과학계가 인종적 편견을 어떻게 이론화했는지를 상세히 기록한다.

     

    20세기에 들어서며 실용주의와 진보주의가 등장했지만, 배제의 역사는 교묘하게 반복되었다. 윌리엄 제임스와 존 듀이가 다원주의를 모색했음에도 불구하고, ‘용광로신화는 결국 앵글로색슨 중심의 동화 정책에 불과했다는 랜돌프 본의 날카로운 비판을 싣는다. 또한 제2차세계대전 직후 냉전 시대의 적색 공포가 지식인들의 사유를 어떻게 획일화시켰는지 추적하고, 1960년대 베티 프리단의 여성주의와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민권 운동이 기존 보편주의의 기만성을 어떻게 해체했는지 객관적으로 분석한다.

     

    이 책은 미국의 사상가들이 남긴 빛나는 성취를 맹목적으로 찬양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사상들이 어떻게 현실의 억압을 묵인하거나 정당화했는지, 그리고 그에 맞서 소외된 이들이 어떻게 투쟁의 언어를 획득했는지를 냉정하게 좇는다. 포스트모더니즘과 반토대주의가 촉발한 오늘날의 문화전쟁에 이르기까지, 미국 사상의 본질을 꿰뚫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매우 현실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을 제공할 것이다.

     

    이 책이 트럼프의 나라이자 오바마의 나라였던 미국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안내서가 되기를 바란다.” _역자 후기에서

     

     

    추천의 말

     

    제니퍼 래트너-로젠하겐은 오늘날 가장 뛰어난 지성사 연구자 가운데 한 명이며, 미국 지성사는 그녀의 역량이 정점에 이른 저작이다. 이 책은 생동감 있고 신선한 통찰로 가득차 있으며,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여겨온 수많은 인물과 사상적 흐름에 새로운 빛을 비춘다. 미국 사상과 그 귀결을 이보다 더 간결하면서도 정교하게 개관한 책은 찾기 어렵다.

    _잭슨 리어스(럿거스대학교 역사학과 석좌교수)

     

     

    책 속에서

     

    태초에 수천, 수만, 혹은 그 이상의 단어들이 있었다. 이 단어들은 유럽인들의 식민 지배가 시작될 무렵 아메리카 대륙에 거주하던 약 5천만 명(일부 학자들은 1억 명으로 추정하기도 한다)의 원주민들이 사용했던 대략 1,000~2,000개의 개별 언어공동체에 속한 단어들이었다. 이 단어들 대부분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분명한 것은 유럽 탐험가들과 정착민들이 도착하기 이전에는 아메리카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20)

     

    유럽인들은 아메리카에서 새롭게 알게 된 정보를 기존의 틀에 맞춰 해석하려 했다. 하지만 이렇게 끼워맞추려는 시도조차도 정치, 사회, 종교, 과학에 대한 그들의 믿음을 흔들어 놓았다. 그들은 이교도들로 가득찬 신대륙의 발견을 그리스도인의 사명을 실천할 기회로 보았지만, 동시에 이교도들의 관점에서 성경과 그리스, 로마의 지적 전통을 다시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24)

     

    편지공화국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인간의 지성, 자율성, 자주권에 대한 새로운 사상과 이상적인 정부의 형태, 역사의 진보, 그리고 미지의 세계가 궁극적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확신이 싹텄다. 그리고 이러한 낙관주의는 사람들로 하여금 미국의 독립이 제국 안에서 벌어진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신의 계획된 섭리(Providence)라고 상상하게 만들었다. (48)

     

    공화주의의 담론이 불러낸 고전 시대는 식민지 주민들의 일상 속에 살아 숨쉬며, 그들이 느끼던 정치적 불안과 열망을 설명하고 정당화하는 중요한 틀로 작용했다. 특히 여성들은 공화주의를 자신들의 현실에 맞게 재해석해 능동적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그들은 남편과 자녀에게 공화주의적 미덕을 스며들게 함으로써, 공화국에 대한 공적 의무를 사적으로 실천하는 공화국의 어머니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냈다. (59)

     

    지식인들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신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두고 몇 가지 공통된 고민을 안고 있었다. 신분이나 계급이 지위를 보장해주지 않는 사회에서 그들의 지적 권위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고등교육의 세계와 대중 여론의 세계를, 전자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후자를 배제하지 않고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지식인이라는 이름은 그들에게, 근대화가 불러온 사회적 변화와 갈등을 동료 시민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도록 돕는 동시에, 서로의 차이를 조율할 공통의 토대를 찾아 민주적 협상의 정신을 더 넓은 사회로 확산시켜야 한다는 책임을 부여했다. (118)

     

    작가소개
    지은이 제니퍼 래트너-로젠하겐(Jennifer Ratner-Rosenhagen)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캠퍼스 역사학과 석좌교수. 초국가적 관점에서 미국 지성사와 문화사를 연구한다. 니체 사상의 미국적 수용을 다룬 『아메리칸 니체American Nietzsche』의 저자이며, 『미국 지성사의 세계The Worlds of American Intellectual History』를 공동 편집했다.

    옮긴이 정연식
    성균관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고려대학교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미국 텍사스 A&M 대학교에서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미국소설과 문화를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계급, 인종, 젠더 문제를 중심으로 영미소설과 비평이론, 의료인문학을 연구하고 강의한다.